장 13

구중에 피는 꽃, 아침에 피었다 저녁에 지는 꽃, 그래서 석안(夕颜)이란 이름을 얻었다.

폭우가 쏟아지는 거리에서 화십칠은 작은 거지 아이를 안은 채 앉아 있었다. 한참이 지나서야 정신을 차렸다. 붉은 옷은 온통 젖고, 긴 머리카락은 축축하게 얼굴에 달라붙어 있었다. 번개가 먹구름을 가르며 순간적으로 대지를 비추자, 마치 무시무시한 악귀처럼 보였다.

화문해는 가슴이 심하게 두근거려 멈출 수가 없었다. 마치 한 순간이라도 늦으면 정말 늦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여관에 있던 화장영도 같은 느낌을 받았다. 밖으로 나가 살펴보니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