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132

3월의 봄, 꽃향기 가득한 정원

3월의 봄, 꽃향기 가득한 정원에 꽃잎들이 물결처럼 일렁였다. 한가로이 붓을 들어 옛 그림을 그리고, 게으르게 거문고를 놓고 침상에 기대어 있는 천간. 그는 해시신루에서 돌아온 후 몸이 더욱 허약해졌다. 거의 백 년 동안 깊이 숨어 살았기에, 수련계의 옥공자는 이미 세상 사람들에게 잊혀졌다.

"이 그림이 마음에 든다면 그대에게 주겠소."

천간은 그림에서 시선을 옮겨 손책에게 눈길을 돌렸다. 금주 천씨와 이천 손씨는 별로 왕래가 없었다. 오늘 이 사람이 그림 한 폭을 들고 찾아온 것은 부탁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