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144

전당이 고요했다. 제수천에서 삼당이 심문을 벌이고 있었다. 화장골은 구름 침상 위에 앉아 고개를 숙인 채 흘러내리는 검은 머리카락을 보며 멍하니 있었다. 그는 아직도 무망해를 뒤덮었던 하얀 머리카락이 설괘의 한 칼에 잘려나간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하지만 왜 깨끗하게 잘리지 않았을까? 그 정념은 끊어졌지만 뿌리가 남아 결국 다시 자라나게 마련이었다.

마음속으로 감개가 무량했지만, 화장골은 부드러운 동작으로 자신의 발을 돌보는 백호를 바라보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백호는 기린자가 남긴 옥천으로 그의 발을 감싸고 있었다. 차갑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