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157

봄을 애석히 여기는 촛불 아래 그림자가 겹쳐지고, 창가의 옛 시절은 이미 누렇게 바랬네. 홀로 생각에 잠기니, 수심에 장이 끊어지는 듯, 백발이 될 때까지 빈 약속만 지키고 있는 걸까?

끝없는 혼돈이 그의 등장으로 분명해졌다. 마치 태초로 돌아간 듯, 홍황과 나란히 섰던 그 시절처럼. 천지도 몸을 굽혀 신하처럼 복종했다. 그 후 홍황이 사라지고, 그는 홀로 만물 위에 군림하며 끝없는 황량함과 고독을 느꼈다.

"......수고했어......"

오랜만에 들리는 죄책감 가득한 목소리가 귓가에 울렸다. 화장골은 냉소를 지으며, 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