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177

그대의 은혜를 알고, 이 몸을 바치노라.

만겁이 지나도 돌이킬 수 없으니, 이 몸을 버려 한 줄기 생기를 얻으리.

——화·지군

"그를 막지 않아도 정말 괜찮을까요?"

경호 밖에서 화지군은 눈을 감고 경호 안의 시간 역류를 감지했다. 이대로 계속되면, 그동안 온갖 심혈을 기울여 숨겨온 모든 것이 더 이상 숨길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는 숙란진이 그 불편한 과거를 알게 되는 것이 걱정되진 않았다. 그것이 빛을 볼 수 없는 일도 아니었고, 다만 조금 귀찮아질 뿐이었다.

"왜 막아야 하죠?"

반문을 듣고 화지군은 눈을 떠 신력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