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178

인간 세계의 꽃이 만발한 4월의 하늘, 푸른 버들이 그늘을 드리우는 7월의 비.

하늘이 도와주지 않았다. 맑던 하늘이 갑자기 비를 내리기 시작했고, 가는 빗줄기가 그물처럼 얽혀들었다. 장골은 줄리의 뒤를 따라가며 고개를 돌려 바깥의 비를 바라보았다. 마치 음침한 하늘에 기분이 영향을 받은 듯, 장골은 걸음을 늦추고 손바닥으로 비를 받아보았다. 차갑고 서늘했다.

"너니?"

장골의 작은 속삭임이 줄리의 귀에 들어왔다. 줄리는 고개를 숙여 쟁반 위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다양한 요리들을 바라보았다. 시선은 장수면이 담긴 그릇에 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