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179

어두운 골목에서 장골은 자신을 작게 웅크리고 잡동사니 더미 속에 숨었다. 왜 도망쳐야 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 거지는 자신을 알아보는 것 같았지만, 마음속 어떤 목소리가 그에게 말했다.

"그의 곁에서 도망쳐..."

어둠 속에서 손바닥 위의 상자에서 옅은 보라색 빛이 새어 나왔다. 장골은 조심스럽게 상자를 열었다. 두 개의 호박 유리가 안에 놓여 있었는데, 빛이 흘러넘쳐 순식간에 골목 절반을 밝혔다. 놀란 장골은 서둘러 상자를 닫았다.

심장이 두근두근 쉴 새 없이 뛰었다. 발자국 소리가 멀리서부터 가까워졌고, 한 걸음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