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18

빛이 기울어진 삼십삼천에서, 소년의 모습을 한 신이 구름 샘 옆에 엎드려 한 손으로 샘물을 가볍게 휘저었다. 물결이 동그랗게 퍼져나가는 구름 샘 위로, 벽수천(碧水天)이 고요히 공중에 떠 있었다. 수막 속에 감싸인 남자는 붉은 옷에 흰 머리를 하고, 눈을 살짝 감은 채 깨어날 듯 말 듯한 상태였다.

"아야오, 또 그를 생각하고 있는 거니?"

추사가 망토를 안고 이쪽으로 걸어왔다. 삼십삼천의 추위는 신조차도 견디기 어려운 법. 벽수천에 집착하는 린야오를 바라보는 추사의 눈빛에는 애정이 가득했다. 삼십삼천은 너무나 차갑지만,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