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27

또 한 번의 꽃이 만발한 계절이 찾아왔다. 작은 흰색 꽃들이 정원을 가득 채우고, 깊고 얕은 꽃의 물결이 마치 겨울의 눈이 내린 듯했다. 다섯 번째 봄이 끝나고 여름이 시작되는 시기, '칠중루'라는 이름을 가진 천궐각은 수련계에서 확고히 자리를 잡았다. 아첨하며 동맹을 맺고자 하는 이들이 끊임없이 찾아왔고, 무도건곤차에 있는 진귀한 보물들은 계속해서 바뀌었다. 일엽고범의 수련 경지는 계속 높아져 이제는 반신의 경지에 이르렀고, 나란궤의 장서루는 책으로 가득 찼다. 하지만 이 모든 것도 작은 정원 안에서 사제 간의 작은 일상만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