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28

샹양강, 화려한 등불이 막 켜지고, 밤이 깊어갈 무렵, 호수를 유람하는 배들이 강 위를 오가며 사람들의 눈을 현혹시켰다. 화십칠은 눈이 어지러울 정도로 구경하느라, 별보다도 세 배나 더 반짝이는 두 눈으로 이리저리 인파에 휩쓸렸다. 간신히 빠져나왔을 때는 이미 여관으로 돌아가는 길을 잃어버린 뒤였다.

"어이, 미인이 어쩐 일로 혼자 여기 서 있나? 길을 잃으셨나 보지?"

비단옷을 입은 공자가 접부채를 흔들며 우아한 모습으로 다가왔지만, 입을 열자마자 그 품위 있는 외모가 무색해졌다. 화십칠은 자신이 희롱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