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54

무망해, 하얀 뼈무더기 아래에서 필사적으로 몸부림치던 화장영은 무언가를 들은 듯했다. 흐릿했던 눈동자가 다시 빛을 찾았다. 그가 손가락을 움직이자 귓가에 태고의 음악이 들려왔다. 눈앞의 하얀 뼈 사이로 한 사람이 그에게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검은 장포가 하얀 뼈 위를 끌며 지나가는 곳마다 하얀 안개가 피어올랐다. 자세히 보니 마치 쌍으로 핀 하얀 꽃이 피어나는 것 같았다.

"안개꽃이 너를 위해 피어나다니, 네 신분이 내 흥미를 끌었구나. 한번 도와주마. 다시 만날 날을 기대하겠다!"

그 사람의 목소리는 아주 먼 곳에서 들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