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57

밤바람이 유독 차가웠다. 화십칠은 추위에 깨어났다. 평소에는 따뜻했던 화로가 오늘 밤엔 차갑기만 했다. 그는 원래 몸이 약했지만, 이 몇 년간은 호사스럽게 지냈다고 할 수 있었다. 무엇 하나 부족함 없이, 무관심한 이 없이 살았기에 이 추위를 두려워하는 병을 거의 잊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최악의 순간에 그 기억이 되살아났다. 고통을 참으며 몸을 일으켜 앉아 침대 양옆을 한참 더듬었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화십칠은 갑자기 손을 거두고 다시 누웠다. 옆으로 누워 몸을 웅크리고 벽을 향했다. 이 동작으로 지혈되었던 상처가 다시 터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