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64

깊은 밤의 무덤터에는 까마귀가 들끓고 있었다. 시체를 뜯어먹고 뼈를 쪼아대는 모습은 예전의 구유대만큼이나 음산하고 공포스러웠다.

화장골은 관 위에 앉아 한 손으로는 턱을 괴고, 다른 한 손으로는 반쯤 말라비틀어진 뼈를 들고 땅에 뭔가를 그리적거리며 중얼거렸다.

"꽃이 피고 지듯, 사람도 죽고 태어나고... 죽은 자는 위대하다고, 땅에 묻혀야 편안하다고들 하지. 근데 나처럼 뼛가루조차 남지 않은 사람을 누군가 기억해주다니. 하긴, 혼을 불러놓고 반쯤 하다가 죽어버린 이 어설픈 친구는 참 무책임하기도 하네."

화장골이 마지막 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