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66

물론 사람 아닌 꿈, 결국에는 그저 냉정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하나의 몸에 두 개의 영혼이 서로 소멸과 성장을 반복하는 것은 정해진 운명이자 숙명이었다. 화십칠은 더듬거리며 침대에서 내려왔다. 미약한 바람이 실내로 불어들어왔고, 그 바람에는 약간의 서늘함이 섞여 있었다. 밖에는 눈이 내리고 있는 걸까?

"장골, 오랜만이구나. 잘 지냈어?"

부드러운 목소리, 거문고 한 줄의 음색처럼 마치 옛 친구가 방문한 듯했다. 눈보라가 얼굴을 때리고, 뺨이 아프게 시려왔다. 정신을 차려보니 화십칠은 이미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