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79

꿈에서 깨어난 사람처럼, 그는 꽃넝쿨 위에 멍하니 앉아 회백색 눈동자를 가진 화장골(花葬骨)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았다. 손을 들어 자신의 얼굴을 만져보니, 그 회백색 눈동자 속의 사람도 그의 동작을 그대로 따라 했다.

"아리야, 이제부터 내가 하는 말을 모두 기억해야 해." 그가 멍하니 고개를 끄덕였지만, 두 손은 화장골의 옷자락을 꽉 붙잡고 있었다. 본능적으로 화장골에게 의지하며, 자신이 누구인지 잊었음에도 이 사람을 믿고 싶었다.

"네 이름은 고리(顧離), 자는 문연(文渊)..." 화장골은 말을 하다가 갑자기 어떻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