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88

어둠이 내려앉자, 검은 망토를 입은 사람이 양손으로 원뿔 모양의 영혼 못을 들고 내리치려 했다. 그가 고개를 들자 미간에 통증이 느껴졌고, 진홍빛 피가 흘러내려 그의 손끝에 떨어졌다. 끈적하고 뜨거웠다.

"너희 모두 죽어 마땅해!"

중첩된 목소리, 같은 냉담함. 설괘는 무표정하게 마지막 남은 흑의인의 목을 밟아 부러뜨렸다. 구운 닭은 나뭇가지에 걸려 있었고, 화장골은 나무 아래 서서 고개를 들어 그것을 바라보았다. 그의 기억에는 단절이 있었다. 다시 깨어났을 때, 제화발소는 이미 무망해로 몰려 죽었고, 그로 인해 그는 숙란진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