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9

화십칠은 계속 달려가다가 돌부리에 걸려 멀리 넘어졌지만, 그래도 품에 안고 있던 큰 석류를 보호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옅은 보라색 눈동자는 초점 없이 앞을 바라보고 있었다. 눈을 뜨고 처음 본 사람이 이제는 그를 미워하고 원망하는 사람으로 변했다. 이런 급작스러운 변화에 그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전혀 알 수 없었다.

화십칠은 땅에서 일어나 절뚝거리며 멀지 않은 동굴로 걸어갔다. 지금은 혼자 있고 싶었다. 형이 자신을 찾아오길 기다리며, 그는 깨어났을 때 들었던 첫 마디를 기억했다. 그것은 화문해의 한 마디였다.

"십칠아, 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