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90

해가 뜨고 달이 지는 동안, 화장골은 계단에 앉아 거리가 한적한 모습에서 번화한 모습으로 변해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는 방에서 기다리다 작은 마당으로, 다시 마당에서 대문 앞 계단으로 자리를 옮겼다. 새벽 이슬이 소매를 적셨지만, 그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 채 그저 고개를 숙인 채 앉아 있었다. 마치 과거로 돌아간 듯, 그도 한때 긴긴 밤을 혼자 기다렸지만 아무것도 기다리지 못했던 때처럼.

"아이고, 차가워! 설마 밤새 안 자고 여기 앉아 있었던 거야?"

하인의 보고를 들은 권서는 손에 든 붓을 내려놓고 뛰쳐나갔다. 먼저 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