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96

10월 초삼일, 초겨울의 눈이 한 달 동안 간간이 내리고 있었다. 북양에서 금주까지의 여정은 짧지 않았고, 이천을 지날 때 마침 이천 손씨 가문의 10년에 한 번 열리는 그림 행사와 겹쳤다. 인파가 넘쳐나고 사람들로 북적거려서, 화장골 일행은 수로를 택했지만 그것도 지겨워져서 이천에 며칠 머물기로 상의했다. 신간은 역참에 가서 집에 편지를 보내려 했고, 설괴는 북양을 떠난 이후로 계속 정신이 산만했다. 화장골은 그가 숙란진의 기억을 소화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렇게 말하면 이상하게 들리지만, 설괴와 숙란진은 분명히 다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