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456

감정에는 한계가 있어서, 그 한계를 넘어 시원하게 무너져내려야만 진정한 해소가 가능하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술을 마셔도 소용없다.

선완유는 계속해서 술을 마셨지만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큰 소리로 울지는 못했다. 이는 방금 마신 맥주들이 그녀의 심리적 한계를 돌파하기에 충분하지 않았다는 증거였다.

그래서 조삼근은 말로 그녀를 더 자극할 수밖에 없었다.

"나쁜 놈! 너 정말 나쁜 놈! 날 괴롭히고! 날 괴롭히게 해줄게..." 조삼근의 차가운 눈빛을 마주하자 선완유는 잠시 멍해졌다가, 갑자기 맥주병을 내던지고 주먹을 쥐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