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604

두 손가락을 맥박 위에 얹자, 미약한 심장 박동이 조삼근으로 하여금 자신의 눈앞에 놓인 환자가 마치 죽은 사람 같다고 느끼게 했다. 일분에 스무 번도 채 뛰지 않는 맥박은, 조삼근이 평생 처음 보는 것이었다.

물론, 심장은 단지 하나의 문제일 뿐이었고, 큰 문제인지 아닌지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인체의 신진대사는 단지 심장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소화와 배설 등 일련의 기능들로 구성되어 있다.

당연히, 심장 외에도 신장, 간 같은 장기들 역시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고 있었다. 그 무섭도록 침묵한 신체 기관들이 조삼근의 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