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178

태의가 침을 뽑고 몇 번의 숨을 기다린 후, 무상은 천천히 눈을 떴다. 화려하고 웅장한 색채가 눈을 찌르듯 아팠다. 그녀를 걱정하는 혹은 걱정하는 척하는 사람들의 시선을 보며, 세상만사가 다 그렇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양황후의 곤녕궁에서 쓰러졌고, 성제의 눈에 담긴 죄책감을 보았지만 지친 마음뿐이었다. 그의 말을 들을 기력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성제는 무상의 손을 잡고, 하고 싶은 말이 천만 가지였지만 황후가 있어 입 밖으로 낼 수 없었다. 무상은 미소 지으며 성제의 손을 꽉 잡았다. 두 손이 열 손가락을 교차해 가장 밀접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