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184

삐걱 소리와 함께 망월거의 낡은 대문이 열렸다. 시야에 들어온 것은 무성하게 자라나 말라버린 잡초들이었다. 궁전은 처참한 모습이었고, 비에 젖고 바람과 햇빛에 노출된 창문 종이는 원래 색을 알아볼 수 없었다. 바람이 불 때마다 '화르르' 소리가 났고, 처마 밑에는 한 쌍의 등롱이 걸려 있었다. 오랜 세월이 지나 누구도 그 원래 모습을 볼 수 없었고, 누가 그 위에 어떤 멋진 시구를 남겼는지도 알 수 없었다.

회색 옷을 입은 궁녀들이 서둘러 달려와 인사를 했다. 긴 망각의 시간이 그들의 눈빛을 멍하게 만들었고, 행동에서는 무감각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