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203

옷을 다 입고 밖으로 나가보니 역시나 그랬다. 태양이 이제 막 산봉우리에 올라와 부드러운 빛이 대지의 만물을 비추고 있었다. 산봉우리의 안개는 아직 완전히 걷히지 않았고, 밤새 내린 비의 흔적이 여전히 보였다. 풀잎 위의 이슬방울은 태양빛에 반사되어 무지개빛 광채를 반짝였다. 흙마당의 바닥도 아직 완전히 마르지 않아 여기저기 고인 물웅덩이는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어 있었다. 할머니는 닭들에게 모이를 뿌리고 있었는데, 밤새 굶주렸던 열 마리 남짓한 닭들이 땅에 흩어진 쌀알을 보자 벌떼처럼 몰려와 서둘러 먹이를 다투고 있었다. 삼랑의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