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261

사람들은 침묵 속에 기상궁을 나섰다. 하늘에서는 눈송이가 하나둘 날리고 있었고, 차가운 바람이 매섭게 불어왔다. 바람이 눈송이를 휘돌며 땅 위에서 소용돌이치게 했다. 눈은 점점 더 세차게 내렸고, 유리 기와와 담장 위, 뜰 안은 순백의 눈으로 뒤덮여 천지가 아득하게 변했다. 녹지는 우산을 받쳐 들고 무상이 추위에 떨까 걱정하며 살짝 소리쳤다. "마마."

무상은 눈을 바라보던 시선을 거두고 모두가 그녀의 뒤에서 조용히 서 있는 것을 보고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올해는 눈이 정말 많이 내리는구나. 모두들 돌아가거라. 날씨가 이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