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273

가을 햇살

가을 햇살은 따뜻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온기를 전혀 느낄 수 없었다. 나뭇가지는 앙상하게 벗겨져 아무것도 없어 보기만 해도 쓸쓸함이 느껴졌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언제 낙엽이 질까 생각했는데, 지금 과거를 회상해보면 모든 것이 흐릿하게 느껴졌다. 무상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녹지야, 내가 정말 나아질 수 없는 걸까? 어째서 날마다 약을 마셔야 하는 거지?"

녹지는 귀비의 말에 당황하여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마마께서 또 말씀을 함부로 하시네요. 어디가 나아지지 않으신다는 겁니까? 분명 약이 싫으신 거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