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282

기이하고 혼란스러운 꿈이 그녀를 현생과 전생 사이에서 방황하게 했다. 한순간은 북적이는 궁중 연회였다가, 또 한순간은 홀로 밤늦게까지 야근하는 모습이었고, 그다음엔 만세야가 그녀의 손을 잡고 글씨를 쓰는 장면이었다. 그의 부드러운 미소에 그녀는 눈물이 그렁그렁해졌고, 하이힐 소리가 대리석 복도에서 점점 멀어져 갔다.

무상은 화들짝 놀라 깨어났다. 칠흑같이 어두운 방을 응시하며, 황갈색의 정교한 꽃무늬가 수놓인 장막이 반쯤 내려져 가끔씩 들어오는 달빛을 가리고 있었다. 무상은 온몸이 불편하고 기력이 없었다. 방 안은 그녀의 숨소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