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290

성제는 양황후를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그의 시선은 얼음처럼 차갑고 냉담했다. 양황후는 그 시선에 온통 두려움을 느꼈다. 그녀의 모든 부끄러운 행적들이 그의 눈앞에 낱낱이 드러난 것만 같았고, 숨길 곳이 없었다. 성제는 양황후에게 정말 극도로 실망했고, 소매를 휘두르며 용련을 타고 이황자의 처소로 향했다.

만세 어르신의 가마가 멀어지는 것을 바라보며, 양황후는 지친 듯 눈을 감았다. 그녀와 그는 어린 시절부터의 부부였다. 함께 걸어온 길은 굴곡이 많았고 상처투성이였다. 하지만 지금은 이런 상황이 되어버렸다. 두 사람 사이에는 경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