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305

올해 눈이 유난히 많이 내리는 것 같았다. 한 차례 폭설이 끝나면 또 다른 폭설이 시작되어 끝날 줄 모르고, 지방 곳곳에서는 눈사태와 동상 피해가 속출했다. 황제 폐하는 조정에서 바쁜 나날을 보내고, 후궁의 비빈들은 모두 궁문을 닫고 각자의 생활을 이어가니 궁 안팎이 유난히 고요했다.

무상은 은빛으로 뒤덮인 세상을 바라보며, 점점 더 두꺼워지는 털옷을 걸치고 있었지만 온몸에서 따스함이라곤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이 차가움이 이번 겨울을 더욱 춥게 느끼게 했다. 녹지는 눈보다도 더 하얀 낯빛을 한 주인님을 바라보며, 말없이 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