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328

시간은 손가락 사이로 빠르게 흘러갔고, 황제의 대전은 점점 더 쓸쓸해졌다. 어느 날 암행어사가 진홍색 바탕에 모란 자수와 금실로 짠 열여섯 폭의 치마로 된 혼례복을 바치며, 이것이 현귀비가 수놓은 것이라 전했다. 그 혼례복을 통해 현귀비의 거처를 찾아냈는데, 그곳에서 여섯 일곱 살 된 아이들 둘이 보였으며, 그녀는 죽은 남편을 위해 수절하고 있다고 했다.

이 보고를 하는 동안 암행어사의 다리는 떨리고 있었고, 황제의 눈빛은 그를 갈아버릴 듯 매서웠다.

마침내 황제가 "물러가라"는 한 마디를 내리자, 그는 떨리는 다리로 대전을 나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