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36

벽장은 손에 든 편지를 불안한 마음으로 바라보았다. 이것이 바로 주인이 말한 '연애편지'였다. 멀리서도 칼을 찬 시위병들이 다섯 걸음마다 한 명씩 엄격하게 서 있는 모습이 보였고, 적취와 벽장은 서로 얼굴을 마주 보며 난감해했다. 벽장은 결국 후궁의 여인이라 건장궁에 처음 와서 이런 광경을 보니 마음이 두려워졌다.

건장궁은 전조와 후궁을 연결하는 황제의 침전으로, 붉은 담장과 기둥이 끝없이 이어져 있고 금빛과 푸른빛이 찬란하게 빛나는 웅장한 궁전이었다.

전각 문 밖에서 근무 중이던 침타오는 목영비 곁의 시녀 적취가 오는 것을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