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80

태후마마께서 자주빛 수산복해 문양의 벨벳 방석 위에 앉아 계셨다. 보랏빛 금사로 수놓은 모란 꽃무늬 긴 겉옷을 입고 옥색 비단 대형 베개에 기대어 계셨는데, 옷깃과 소매 끝에는 짙은 청색 여우 털이 둘러져 있었다. 얼굴은 침착했지만, 세월이 그녀의 얼굴에 흔적을 남겨 눈가의 주름은 나이가 들수록 더욱 뚜렷해졌다. 눈빛에는 지혜가 반짝였다. 한참 후에야 입을 여셨는데, 그 목소리에서는 위엄이 느껴졌다.

"희귀비는 죽었는데, 그들이 심어놓은 첩자들이 아직도 활동하고 있다니 놀랍구나! 아직도 포기하지 않았나 보구나! 황제는 어떻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