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970

주차를 마치고 우리 넷이 걸어 들어갔을 때, 아내의 표정이 확연히 달라졌다.

우리가 계속해서 계단을 올라가는 동안, 아내가 나를 돌아보는 눈빛에는 놀람과 복잡한 감정이 뒤섞여 있었다.

이 서양 레스토랑은 나와 아내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곳이었다. 바로 우리가 처음 대화를 나눈 사람들과 현실에서 처음 만난 장소였으니까.

그때 왕차오의 닉네임이 '황과'(오이)였던 것이 기억난다. 우리 두 부부는 서로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었고, 그때도 아내가 거절할까 봐 쇼핑을 핑계로 꾀어내 급히 온 자리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감회가 새롭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