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376

내가 그녀를 쳐다보고 있는 것을 알아차리자, 그녀의 볼이 붉게 물들었다. 그녀는 나를 흘겨보며 투정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뭘 그렇게 쳐다봐요? 일단 저랑 올라가요. 조금 있다 국물 식으면 맛없어진단 말이에요."

아무래도 이 여자는 정말로 나한테 마음이 있는 것 같다. 어쩌면 오늘 밤 뭔가 일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동시에 속으로 생각했다. '혼자서 왜 이렇게 큰 냄비에 국을 끓이는 거지? 완전 낭비 아닌가?' 하지만 이미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돌아가면 너무 의기소침해 보일 것 같아서, 나는 그녀를 따라 길 건너편 건물로 올라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