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853

차를 막 시동 걸었을 때, 천혜가 갑자기 메시지를 보내왔다. "잠시 후에 물건 하나 사다 줘."

"뭘 사다 줄까요?" 답장하려는 찰나, 그녀가 세 글자를 빠르게 보내왔다.

천혜가 보낸 그 세 글자를 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정말 나를 남처럼 생각하지 않나 보다. 이런 물건을 사오라니... 하지만 텐진에 있을 때도 한 번 사다 준 적이 있어서 별로 어색하진 않았다.

그래서 돌아가는 길에 들러 그녀를 위해 한 팩을 사들고 올라갔다. 집에 돌아오자 천혜가 얼굴이 창백한 채로 거실 소파에 누워있었다. 한 손에는 따뜻한 물주머니를 배에 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