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893

"이제 내가 어디로 도망갈 수 있겠어."

천혜가 나를 흘겨보며 말했다. 그리고 작은 목소리로 덧붙였다. "너 자신 조심해."

"알았어."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조심스럽게 앞으로 걸어갔다. 이 작은 오두막에서 나온 후에야 여기가 분명히 교외에 있는 밭을 지키는 사람들의 초소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주변 환경을 살펴보니 나와 천혜의 발자국 소리 외에는 모든 것이 고요했다.

어느 누구도 보이지 않았고, 작은 길이 초소에서 앞쪽으로 쭉 뻗어 있었다. 아마도 공용도로로 이어지는 길일 텐데, 나는 그쪽으로 가기가 두려웠다. 그 쓰레기들을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