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92

"일단 이만 하자, 나 계속 일해야 하거든." 이모가 웃으며 말하고는 이어서 살짝 낮은 목소리로 덧붙였다. "너무 무리하지 마. 그러면 이모가 너무 마음 아플 거야."

이모와의 통화를 끊고 나는 헐렁한 반바지 차림으로 방에서 나왔는데, 마침 이강이 거실 소파에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그의 표정이 뭔가 이상했다.

이걸 보자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 큰일 났다. 혹시 이강이 나와 왕친의 관계를 눈치챈 걸까? 아니면 또 뭔가 알아낸 건가? 지난번에는 왕친이 어떻게 이강을 속였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 일이 그렇게 쉽게 넘어갈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