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263

역에서 대합실을 서성거린 지 반 시간이 지났다. 몇 번이나 표를 사러 가려고 참지 못했다. 그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느낌이 너무 괴로워서, 그 장면을 생각만 해도 도망치고 싶었다.

갑자기 핸드폰이 울렸다. 퉁퉁이었다. 그녀는 이미 두 번이나 전화를 걸었는데 내가 받지 않았다. 벨소리가 계속 울리는 걸 듣고 있자니 내가 받지 않으면 절대 그만두지 않을 기세였다. 한참을 망설이다 전화를 받기로 했다. 아무래도 그녀의 큰 경사스러운 날인데, 퉁퉁이 나 때문에 기분 나빠하는 건 원치 않았으니까.

"너 더 질질 끌 수 있어? 지금 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