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278

복잡한 감정을 담은 표정으로 무표정한 서하를 바라보며, 나는 모든 언어 능력을 잃어버렸다. 그녀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전혀 알 수 없었다.

서하는 양팔을 가슴 앞에서 교차시킨 채, 내 몸을 지나 테이블 위의 봉투를 힐끗 바라보았고, 그녀의 눈빛이 조금 어두워졌다. 그녀의 표정에 약간의 변화가 있었던 것 같지만, 나는 제대로 확인할 틈도 없었다.

"한시를 봤어. 울면서 나가더라." 서하가 다시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 말을 마치자마자 그녀는 몸을 돌려 자기 방으로 향했고, 영문을 모르는 나만 남겨졌다. 그녀의 말이 무슨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