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56

내 말을 들은 슈샤는 드물게도 날 변태라고 욕하지 않고, 잠시 망설이더니 얌전히 침대 가장자리로 와서 누웠다. 하지만 방 안의 분위기는 침묵으로 가라앉았다.

나는 그녀의 숨소리를 들으며 한참 후에야 입을 열었다. "슈샤, 잠들었어?"

"잠들었어." 슈샤가 담담하게 대답했다.

"잠들었으면서 말을 해? 또 날 놀리는 거지."

"잠들면 말 못 한다는 걸 알면서 왜 물어보는데, 쓸데없는 말만 하고."

"......"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슈샤와 티격태격하는 과정이 너무 즐거웠다. 그녀가 내 말에 화가 나서 발끈하면서도 어쩔 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