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324

나와 소미예는 오늘 둘 다 차를 가져오지 않았고, 사실 배고프지도 않아서 그냥 손을 잡고 거리를 무작정 걸었다. 둘 다 말없이, 이 느낌을 즐기는 듯했다. 이 조용한 느낌,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느낌. 마음과 마음이 맞닿은 이 느낌.

우리 둘의 관계는 사실 남들에게 보여줄 수 없는 것이니까.

그래서 개발구역 같은 비교적 한적한 곳이 우리처럼 거리를 돌아다니기에 딱 좋았다.

한밤중에는 아무도 우리를 볼 수 없으니까.

도로에 차도 거의 없고.

연애 감정이란 때로는 정말 단순해서, 좋아하는 사람이기만 하면 그저 거리를 걷는 것만으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