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1156

조삼근의 분노는 조등선이 예상했던 일이었다. 결국,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누가 제기랄 다른 사람 손에서 마음대로 움직이는 장기말이 되고 싶겠는가?

"네가 동방명삭의 손에서 내게 넘어왔을 때부터야." 조등선은 조금도 숨기지 않고, 마찬가지로 조삼근을 속이지도 않으며 사실대로 알려주었다.

"정말 대단하시네요!" 조삼근은 입꼬리가 씰룩거리며, 조등선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것 말고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정말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젠장, 이십여 년 동안 짜놓은 판이라니, 조삼근이 생각하기에 아마도 조등선만이 해낼 수 있는 일이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