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543

"너……" 하 링모는 고개를 살짝 돌려 붉게 달아오른 얼굴로 자오 산진의 시선을 차마 마주하지 못했다. 한참이 지나 마음이 진정된 후에야 겨우 표정을 바로잡았다.

자오 산진 곁에 서 있는 하 링모의 마음은 사실 쿵쿵 뛰고 있었다. 겉으로는 커리어 우먼의 당당한 모습을 보여줘도, 결국 그녀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 명의 여자일 뿐이라는 사실을 바꿀 수는 없었다.

하룻밤의 정사, 하룻밤의 촉촉함... 솔직히 말하자면, 하 링모는 변해 있었다. 적어도 지금으로서는 자오 산진에게 순수한 마음을 유지할 수 없게 되었다.

"링아." 자오 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