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620

한낮의 시간, 호텔 중앙 에어컨에서 나오는 바람이 모든 사람들에게 시원함을 선사했지만, 유독 4층 8호실의 사람들만은 예외였다. 콩알처럼 굴러떨어지는 땀방울이 방 안의 사람들이 지금 꽤나 격렬한 운동 중임을 증명하고 있었다.

겨우 한 달여 만에 다시 만났을 뿐인데, 그 건조한 장작과 맹렬한 불꽃의 충돌은 마치 유성이 지구에 충돌하는 것처럼 무시무시하면서도 뜨거웠다.

이 방 안에서는 욕조부터 구속 로프, 침대에서 테이블, 심지어 바닥과 벽까지, 예외 없이 자오산진과 손유의 사랑의 흔적으로 가득했다. 두 사람의 얽힘은 마치 미꾸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