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76

호텔 객실의 침대 시트는 깨끗한 흰색이었기에, 갑자기 그 위에 찍힌 붉은 장미 한 송이는 유독 눈에 띄었다.

지금, 그 장미꽃이 류쯔펑의 차가운 눈동자에 비치는 광경은 단순히 '눈에 띈다'는 말로는 형용할 수 없는 시각적 충격을 주고 있었다.

충격, 분노, 그리고 히스테릭한 후회.

아이고, 늦었잖아!

장미꽃이라고 표현했지만, 사실 그건 좀 더 우아하게 말한 것일 뿐, 실제로는 눈부신 혈흔이었다. 누구의 몸에서 흘러나온 피인지, 왜 피가 흘렀는지는 경험자인 류쯔펑이 발가락으로도 짐작할 수 있는 일이었다.

벌떡 일어난 류쯔펑은 눈을 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