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896

세기 대호텔, 38층에 위치한 이그제큐티브 라운지에서 남녀 한 쌍이 투명한 통유리창에 기대어 있었다. 두 사람의 얼굴에는 적잖은 홍조가 띠어 있었다.

중국을 떠난 지 여러 해, 류예는 이미 백주를 마셔본 지가 몇 년이나 되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자오산진 또한 그러했다. 중국을 떠나 오랫동안 군대에 머물다 보니, 백주는커녕 어떤 종류의 술도 구경조차 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렇게 세 다섯 잔의 백주가 들어가자 두 사람은 이미 어질어질한 상태였다. 지금은 겨우 벽을 붙잡고 대화를 나눌 수 있지만, 아마 이 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