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921

잔잔하고 바람 없는 바다 위로 수많은 화물선들이 오가고 있었다. 대부분의 배들은 느린 속도로 항해하고 있었지만, 예외 없는 법은 없는 법. 한 척의 화물선이 전속력으로 달리고 있었다.

바다는 미국의 가장 번화한 도시인 뉴욕 외곽에 위치해 있었고, 그 화물선은 의도적으로 뉴욕 항구를 피해 은밀한 작은 항구로 천천히 접근하고 있었다.

화물선의 6층 갑판, 조타실 뒤쪽에 있는 객실 안에는 한 남자와 한 여자가 홀로 머물고 있었다. 남자는 겨우 25, 6세 정도로 보였고, 얼굴에는 멍이 들어 있었다. 아직 가라앉지 않은 부기가 있는 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