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977

용호방의 이 무술 훈련장은 그리 넓지 않았지만, 백여 명을 수용하기에는 충분히 여유로웠다. 11월의 강해시는 이미 밤이 되었음에도 공기 중에 열기가 감돌고 있었다. 7, 8월처럼 강렬하진 않았지만, 사람들이 느낄 수 있을 정도의 따스함은 있었다.

하지만 지금 훈련장에 서 있는 사람들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뼈를 에는 한기를 느끼고 있었다. 모두의 등줄기가 서늘해져 몸이 저절로 떨리는 느낌이었다.

조삼근은 손을 등 뒤로 하고 무리의 정중앙에 그저 무심하게 서 있었다. 그의 한 번의 눈빛, 한 번의 동작은 평범해 보였지만, 어느 누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