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120

밤하늘은 낮의 변덕스러운 날씨처럼 계속 변했다. 방금까지만 해도 달빛이 몽롱하게 비춰 땅에 은회색 가루를 뿌려놓은 듯했는데, 이내 먹구름이 달을 가려 달빛이 사라지자 주변은 칠흑같이 어두워졌다. 특히 이런 황량한 숲속에서는 더욱 음산하고 무서운 느낌이 들었다.

멀지 않은 곳에서 미세한 소리가 들려왔다. 어둠 속에서 소소는 눈을 뜨며 소리 없이 웃었다. 왔군.

소리는 순식간에 들렸고, 상대의 목표는 분명했다. 소소의 유광추를 노리고 있었다.

"내 물건을 내 허락도 없이 가져가려고?" 상대방의 손이 소소의 허리에 찬 옥패를 잡으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