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10

"씨발, 오늘 밤 정말 체면 구겼어. 맥주 서빙하는 여자한테 거절당하다니."

이관은 기분이 상한 채로 골목길을 걷고 있었다. 손목을 들어 야광 시계를 확인하니 이미 밤 11시 30분이었다. 몇 분만 더 걸으면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집에 가서 먼저 샤워를 하고 편안하게 잠을 자면, 내일 아침에는 이 불쾌한 기분도 사라질 것이다.

'아이고, 혼자 사는 게 정말 외롭구나. 지금 그 예쁜 맥주 서빙 여자를 안고 있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관은 이런 생각을 하며 고개를 들었는데, 앞에서 누군가 다가오는 것을 보고 무의식적으...